오마이뉴스 | 존엄하게 살 권리 지켜줄 이 정책...다시 기본소득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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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를 돌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노인 한분이 돌아가시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아이나 노인이나 비할 데 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뜻일 터다. 그런데 현실은 "아이들은 온 마을이 돌봐야 할 존재"로 대우하면서 "노인들은 죽음 뒤에야 겨우 아까운 존재"로 대우한다. 아이들은 온 나라가 돌보지만 살아있는 도서관은 불타 없어지도록 방치한다. 강 건너 불구경이다.
"애들도 늙어지는데." 젊음처럼 늙음 또한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늙음은 점점 죄가 되어 가고 있다. 노인들은 짐스런 존재, 사회에 부담을 주는 존재, 부양 대상, 잉여 인간으로 취급되고 있다. 개인들도, 사회도, 정부도 그 인식의 저변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정부가 고작 5년간 미래의 생명을 위해 출산 장려 예산으로만 198조를 쏟아붓는 것은 당연시하면서 정작 현재 살아계신 어르신들의 노령연금 몇만 원 올리는 것은 아까워 난리친다. 노인복지를 위한다는 요양 정책들도 업자들을 위한 '요양사업'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살아생전,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얻었던 가장 큰 깨달음은 나이 들어 노동력을 잃고 병자가 되신 우리 부모님들은 결코 잉여 인간이나 피부양자가 아니란 사실이다. 우리는 부모님들이 만든 세상에 살고 있고 그분들이 지어 올린 성채에서 안락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고마움을 자주 잊어버린다.
마치 제가 만든 세상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고 살아간다. 더러 노동력을 잃고 약해지고 환자가 된 부모님들을 짐스러워하기도 한다. 물론 개인들의 짐이 너무 무겁기도 하다. 그래서 부모님들도 주눅들고 미안해하신다. 어쩌다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게 됐을까? 우리도 곧 늙고 병들어갈 텐데. 노인이 되지 않는 젊은이는 없다. '애들도 늙는다'는 말은 그 뜻이다. 너나 나나 청춘은 짧고 노년은 길다.
하지만 실상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해 온 어르신들을 잉여인간 취급하며 부양에 대한 책임을 개인들에게 떠넘기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 정책이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은 출산장려, 청년 정책에 편중되어 간다. 노인들을 잉여 인간 취급하는 청장년세대의 시선은 고착화 되어간다.
부모님들은 결코 피부양자가 아니다. 부양을 받는 것이 아니다. 당연한 권리를 누리는 것이다. 그것도 스스로 이룩한 사회적, 개인적 자산을 아주 조금 쓰다 가는 것뿐이다. 결국 대다수는 세상에 물려주고 가신다.
그러므로 부모님들은 더 당당히 요구하고 누리다 가실 권리가 있다. 우리 사회는 더 많은 권리를 누리게 해드릴 의무가 있다. 병들고 약해진 부모님들은 결코 '짐'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무게'다. '노인을 위한 나라'도 있다! 세상은 미래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아이나 청년만이 아닌 노인까지 위하는 나라가 진정한 나라다. 노인세대를 청년세대의 짐으로 갈라치기 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며 노동할 수 있고 또 존엄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회보장 제도. 그것이 바로 기본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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